
한동안 책을 거의 안 읽다가, 요즘 여유가 생겨서 중학생 때 한참 좋아하던 ‘셜록 홈즈’를 다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어릴 땐 그냥 멋진 탐정 이야기 정도로 읽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게 와닿았습니다.
예전엔 몰랐던 부분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다시 추리소설 열풍이 일고 있다는데, 괜히 그런 말이 나오는 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저처럼 예전에 홈즈를 읽었거나,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글을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추리소설 열풍에 다시 읽기 시작 한 셜록홈즈
요즘은 진짜 읽을 게 다양합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웹툰까지.
근데 요즘 들어 이상하게도 종이책이 좀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과거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바스커빌 가의 개’였나? 중학교 때 읽고 꽤 재밌었던 기억만 남아 있던 그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땐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이거 너무 옛날 얘기 아닌가? 올드한 느낌 나면 어쩌지?” 근데 그런 걱정은 진짜 기우였습니다.
문장도 쫀쫀하고, 사건 전개도 빠르고, 결정적으로... 여전히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나마 최근에 읽었던 추리소설은 가끔 너무 복잡하거나 트릭에만 집중돼 있는데,
홈즈 시리즈는 뭔가 더 단순한데도 몰입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까, 추리 자체보다 그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안개 자욱한 런던 거리, 베이커가 221B,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같은 느낌이요.
그런 디테일이 너무 잘 살아 있어서 그냥 읽는 내내 영화 한 편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일은 진짜 탐정이었을지도?
셜록 홈즈의 아버지, 아서 코난 도일.
예전엔 그냥 ‘소설 잘 쓰는 작가’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이 사람, 진짜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건 구조를 이 정도로 탄탄하게 짜려면 의사 이상의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냥 관찰력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나 행동 패턴까지 완전히 꿰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주홍색 연구’를 보면, 단순한 살인사건 해결인 줄 알았는데 그 뒤에 얽힌 배경이 완전 드라마였습니다.
사랑, 복수, 종교, 사회 구조까지. 그냥 “범인 잡았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이 사람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집중하는 방식이라,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도일이 홈즈를 한 번 죽였다가, 독자들한테 항의 엄청 받아서 부활시킨 것도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진짜 살짝 웃기면서도, 그만큼 당시 사람들한테 홈즈가 얼마나 ‘살아 있는 인물’이었는지 느껴졌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인기 드라마 캐릭터가 갑자기 죽는 느낌?
왜 셜록 홈즈를 지금 읽어야 할까요?
진짜 솔직히 말하면 요즘 책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잖아요. 저도 그렇습니다.
스마트폰과 영상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책은 뭔가 집중해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요.
그런데 홈즈는 이상하게 술술 잘 읽히더라고요.
단편 위주라 한 편씩 툭툭 읽어도 되고, 중간부터 읽어도 문제 없습니다.
‘푸른 카벙클’은 짧지만 왠지 따뜻한 느낌도 있어요. ‘바스커빌 가의 개’는 어릴 땐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 묘사가 되게 섬세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사건 중심인데도 사람의 감정이 되게 살아 있습니다. 특히 왓슨의 시선으로 홈즈를 바라보는 그 느낌이 전 참 좋았습니다.
‘난 저런 친구 있었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머리를 쓰게 만드는 콘텐츠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데,
홈즈는 읽으면서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이건 왜 그랬지? 저건 단서일까? 맞추진 못해도 추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맞추면 진짜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요. 아, 그리고 그거 아시나요? 홈즈가 마냥 이성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가끔은 완전 감정적인 순간도 있습니다. 왓슨을 걱정할 때라든가, 억울한 사람 보면 좀 흥분할 때.
그런 게 저는 더 좋았습니다. 그냥 '천재 탐정' 이상의 뭔가가 있는 인물인 것 같아서요.
홈즈는 다시 읽을수록 더 재밌는 책
결론이라기보단 그냥 제 느낌을 나누자면, 셜록 홈즈는 ‘나이 들수록 더 재밌는 책’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트릭만 보이고, 그 다음엔 분위기가 보이고, 지금은 사람 마음이 보입니다.
어릴 땐 그냥 멋진 추리극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홈즈와 왓슨 사이의 미묘한 신뢰나, 사람들 사이의 긴장 같은 것도 보이더라고요.
혹시라도 예전에 읽고 “이건 내 취향 아냐” 하셨던 분들 계시면, 이번엔 다르게 읽힐 수도 있습니다. 진짜로요.
책장에 오래 된 홈즈 책이 꽂혀 있다면, 오늘 퇴근 후에 한 편만 다시 펼쳐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다음 편을 바로 읽게 될지도 몰라요. :)